자유게시판

너무 부끄러운 말 "고맙소"
2023-12-11 15:38:19
김인수
조회수   167

 

 

너무 부끄러운 말 '고맙소'

 

 

詩 /김인수

 



누군가 엎질러놓은 세월을

이만큼 지나고 보니

그대가 까맣게 익어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우리 힘들었던 날들은

모두 어제라고 해요

 

 

푸르렀던 날들은 깨진 거울 조각처럼 흩어젔고

이제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한 것 같아요

당신의 하늘 아래서 당신이 그리다 만

해바라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그냥 고맙습니다 란
언어로는
너무 부끄러운 말 같아요

 


늘 익숙한 고난의 길에서 
뒤돌아보지 못한 내가 너무 미안합니다

 


내 삶이 슬픈 잉크처럼 엎질러졌을 때
온몸으로 품어주고
녹슨 그늘을 닦아주었지요



내가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은
그대를 향한 영원한 그리움입니다

 

 

고맙소
고맙소

 

 

 

 

댓글

댓글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첨부 파일
861 ◆ 하나님께 이끌리어 29 김인수 2024-01-28 161
860 더 낮은 도의 음계를 찾으며 김인수 2024-01-04 154
859 우산 공원에서 김인수 2023-12-19 161
858 너무 부끄러운 말 "고맙소" 김인수 2023-12-11 167
857 몰둑잖은 언어 김인수 2023-12-08 162
856 섬진강 노을빛에 마음을 빼앗기다 김인수 2023-12-07 126
855 여자만 낙조 김인수 2023-10-04 165
854 나의 우주가 고단한 날 김인수 2023-09-02 145
853 하루의 여정 김인수 2023-07-01 153
852 좁은 길 김인수 2023-06-12 167
851 새벽 기도 김인수 2023-05-30 151
850 붕어빵집에서 김인수 2023-05-30 171
849 하나님께 이끌리어 3 김인수 2020-03-28 209
848 하나님께 이끌리어 2 김인수 2020-03-08 190
847 하나님께 이끌리어 1 김인수 2020-03-01 190
1 2 3 4 5 6 7 8 9 10 ... 58